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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창간]인터넷과 의료/인터넷 의료

[2001창간]인터넷과 의료/인터넷 의료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1.03.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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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대한가정의학회 정보이사·의협정보통신망 운영 대표)

인터넷 의료와 일차의료

 

 

건복지부가 작년 11월 16일 발표한 `지식정보화사회를 위한 추진과제에 따른 개선방향'에 따르면 의료법령 및 건강보험법령을 보완하여 현재 2장 발행하게 되어 있는 종이처방전을 1부만 발행하고, 나머지 한 부를 전자 처방전으로 대치할 수 있게 하였다.


복지부는 또 의료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던 원격진료 및 전화상담을 금년 하반기 관련법령을 정비해 공식 인정키로 했다. 이렇듯 원외 전자 처방전 전송과 원격진료에 대한 의료계의 부정적인 시각과는 관계없이 의료계의 정보화는 우리에게 급격하게 다가오고 있다.

의료계에서 정보화를 반대하는 가장 큰 표면적인 이유가 환자의 사적비밀이 100% 완벽한 보안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두번째 이유는 처방전 전송시스템에 대한 투자부담과 새로운 방식에 대한 도입의 두려움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세번째가 자신의 진료내용이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일 것이다.

지만 무조건 부정적인 것보다는 정보화로 인한 이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의약분업으로 인해 환자가 불편해졌다. 이 불편함의 증가로 인하여 환자들은 의료기관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게 될 것이고, 의약분업에 대한 몰이해와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인하여 약국의 불법이용을 선호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는 우리 의료계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것은 불문가지이다. 원외처방 전달시스템과 원격 진료 등의 도입은 이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의사는 진료기록 입력과 동시에 전자처방전을 암호화 해 환자가 원하는 약국에 전송하고, 약국은 전송된 처방전에 따라 미리 약을 조제해 환자가 종이 처방전을 가지고 방문하였을 때, 대조 후 약을 전달한다면 환자에게 시간적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의약품 택배 업의 도입 등으로 더욱 편리해질 수 있다. 부가적으로 사이버 약국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의료의 접근도를 높일 것이고 이것은 의료기관에 경제적 이득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의약분업 사태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아무런 준비와 철두철미한 대책 없이 이를 맞이한다면 이것은 우리의료계에 있어 특히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개원가에 있어 또 다른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격진료나 원외 처방전달 시스템의 도입이 분명 대학병원이나 대 자본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큰 병원을 선호하던 것과 더불어 접근성과 편리성 때문에 개원가를 이용하던 환자가 대거 3차 병원의 원격진료 시스템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이런 가능성은 이미 가정간호에서도 볼 수 있다.

현재 병원급 이상에서만 가정간호 서비스를 급여함으로써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가를 소외시키고 있다. 개원가의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은 상황 하에서 도입되려 하는 정보화 사업 역시 가정간호와 마찬가지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자 만들어진 의료전달체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으며 개원가에게는 또 다른 재앙으로 다가 올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의료계는 대 국민 서비스로서의 개원가 정보화 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투자를 요구하여야 하며, 향후 정책의 시행에 있어 의료전달체계를 손상하지 않도록 개원가 정보화 추진 상황에 발맞추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충분한 시범 사업을 통하여 진정 국민을 위하고 의료계와 보험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준비된 제도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변화에 저항만 할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용하여 진정 국민건강과 의료계를 위한 제도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 우리가 직접 선택할 시기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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